이병훈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익숨함을 두려워하라”

 

 

“윗물이 거시기해야 아랫물이 뭐시기”라며 정겹고 구성진 사투리를 쓰는 이병훈 광주 문화경제부시장은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문화와 경제에 대한 긍지와 광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낌없이 흘러나왔다. 전국 ‘최초’ 문화경제부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에게 ‘최고’라는 수식도 아깝지 않아 보였다. 

 

Q__ 문화경제부시장이라는 단어가 생소한데요.
이병훈_ 문화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고, 시대 변화의 흐름 또한 지방과 국가를 불문하고 문화와 경제가 결합하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문화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임에도 어느 시·도에도 문화경제부사장이 없었어요. 광주가 최초입니다. 그리고 제가 초대 문화경제부시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Q_광주광역시의 문화경제부시장으로서 무게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이병훈_ 문화경제부시장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용략진주자신위 공개천하자불상(勇略震主者身危 功盖天下者不賞)’이란 고사가 있어요. “용맹과 지략이 주군을 떨게 하는 자는 그 몸이 위태롭고, 공로가 천하를 뒤덮을 만한 자는 그 상을 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문화경제부시장은 시장을 보필하는 자리인 동시에 소신껏 일해야 하는 자리기 때문에 무게감이 컸습니다.


Q__ 중앙과 지방을 넘나들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셨습니다. 공직생활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성과나 보람 있었던 일을 말씀해주세요. 
이병훈_ 공직생활에서 가장 보람됐던 5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해외 협력담당관실 사무관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했습니다. 그 당시 북한의 방해 공작이 있어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더욱 컸죠. 그때는 수교국이 많지 않아 어려웠던 상황으로 미수교국을 직접 방문하는 외교활동을 통해 어떻게든 최다수국이 참여토록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큰 노력을 기울여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159개국이 참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1994년 광양군수로 재직 시에는 분리되어 있던 광양군과 동광양시의 통합이라는 중차대한 현안이 과제였습니다. 동광양시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5가지 조건을 제안했고, 그 제안이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져 최종적으로 통합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지금의 세종시의 근간이 된 연기군과 공주시 일부인 전체 2,200만 평의 사업 대상지에 대한 보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수차례에 걸친 논의와 협의를 이어갔고 다양한 소통체계를 만들어 대화와 협의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협의 매수 97%를 달성하면서 지금의 세종시가 출범하는 데 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광주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종합계획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을 때 아시아문화 중심도시추진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광주시가 제기했던 여러 가지 문제를 협의하고 협의 결과를 토대로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조성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한 밑거름으로 지금까지도 아시아문화 중심도시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음이 큰 보람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주형 일자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자체가 주도한 사회통합형 노사 상생 사업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사갈등이 30년 이상 지속한 점을 고려하면, 노사관계를 원만히 조정해서 광주형 일자리를 만드는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었는데 올해 1월31일 광주시가 현대차와 함께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9월23일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마침내 출범하였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잘되면 비단 광주뿐 아니라 우리나라 제조업계전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연결되리라 전망합니다.

 

Q__ 일을 추진하시다가 난관에 부딪힐 때가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돌파하는지요? 공무원을 포함 청년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이병훈_ 중요한 것은 원칙과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토대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소통해야 해요. 계속 안 되는 일도 상대방과 수없이 만나고 만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돼요. 불굴의 정신으로 난관을 극복해가는 것이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이병훈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_ 광주시 제공

 

Q_부시장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궁금합니다.
이병훈_ 머리가 복잡할 때는 머리를 비우고 노을을 바라본다든지, 신선한 바람을 손으로 쥔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머리를 비우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최고로 지쳤을 때는 잠을 잡니다. 또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공연을 감상한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든가 하는. 대학 시절에 DJ를 한 적도 있습니다.


Q__ 부시장님의 18번도 있으세요?
이병훈_ 18번은 180개도 넘어브러~.(웃음)


Q__ 공직생활의 ‘멘토’나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이병훈_ 제가 직접 모셨던 두 분이 계세요. 한 분은 1988년 서울올림픽 준비 당시 직접 모신 오지철 과장님으로, 문체육관광부 차관으로 퇴직하셨습니다. 이분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끌며 인품과 실력까지 겸비하셨습니다. 지금도 형님으로 모시고 있어요.
나머지 한 분은 허경만 전 전라남도지사님입니다. 3선 도지사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졌을 때 바로 간부 회의를 열어 “지금부터 모든 인사와 예산을 동결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후임 지사가 자신의 책임하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며 공적인 부분을 사유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은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습니다. 일 처리에 있어 선이 굵고 사심이 없으셨던 점이 굉장히 존경스러웠습니다. 지금까지도 저의 롤 모델입니다.
 
Q__ 다양한 행정 경험과 전문성, 혁신성이 뛰어난 분으로 알려지셨는데요, 후배 공직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요.
이병훈_ 인생은 유한합니다. 태어나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참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돼요.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입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즉 날마다 새로워져야 함을 깨우치면 좋겠습니다.
 
Q_ 공직자가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게 있으시다면요.
이병훈_ 공직자가 일하면 사고의 개연성이 많아져요. 일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거죠. 시스템상의 문제예요. 제대로 된 인센티브가 좀 부족해요. 적절한 보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__ 전체적으로 변해야 하는군요.
이병훈_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위에서 먼저 변해야 해요. 보텀업(bottom-up) 방식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윗물이 거시기해야 아랫물이 뭐시기’해요.(웃음)


Q__마지막으로 광주시에서 꼭 이런 일을 해야겠다는 것이 있다면요.
이병훈_ 사회적으로 잘못된 현상에 대해 분노하지 않으면 절대 개혁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에 무감각하고 반응하지 않는다면 일할 수 없습니다. 집에서 쉬어야죠.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민주화의 도시라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경제적으로 취약했던 구조를 극복하고 산업평화를 이루는 도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산업평화의 도시 핵심에는 광주형 일자리가 있습니다. ‘광주 가서 일하고 싶다.’ 이런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기업이 스스로 오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문화적·경제적 역량을 키워 한편으로는 정의롭지만, 다른 한편으로 풍요로운 광주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들이 관용과 개방의정신으로 행복한 광주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

● 역지사지의 자세로 소통하자. 
●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 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익숙함을 두려워하라. 
● 잘못된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으면 개혁도 없다. 
● 날마다 새로워져야 함을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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