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마을펍. 협동조합 건맥 1897이 지역자산화 프로젝트를 통해 소통 사랑방이자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동네 사랑방 ‘마을펍’ 지역자산 되다
국내 최초로 동네 주민 100명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펍’이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남 목포시 협동조합 ‘건맥 1897’이다. 2019년 만호동 건해산물거리일대에서 펼쳐진 건맥 1897 축제 성공에 힘입어 결성됐다. 건맥은 지역 특산물 건해산물과 맥주의 두문자를, 1897은 목포가 개항한 해를 일컫는다.
건맥 1897은 건해산물 거리 가운데 공간을 매입, 마을펍과 호스텔을 운영하는 자산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마을펍은 마을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겁게 왕래하며 소통하는 곳으로, 1층은 마을펍, 2~3층은 마을 호스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번에 건맥 1897 협동조합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역자산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지역 내 방치된 유휴 공간을 지역 주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지역 주민에게 공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10월 NH농협은행, 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하고 지역자산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만호동 옛 명성 되찾을 것으로 기대
건맥 1897은 발기인 6명이 2019년 12월 12일 설립인가를 받으며 출발, 올해 5월 말에는 협동조합원 수가 100명을 돌파했다. 인가받은 지 6개월 만이다.
건맥1897협동조합 박창수 이사장은 페이스북에서 “주민이 주인이 되면 마을이 변한다는 명제에 지역 안팎의 동참이 큰 힘이 됐다”라며 “7월 초 공식 오픈을 앞두고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데, 건해산물 상점가의 활성화를 주도해보겠다”고 밝혔다.
목포시 만호동 건해산물 거리는 본디 건어물 유통 중심지로, 인근 섬에서 나는 해산물이 이곳에 모였다.
그만큼 사람들로 북적이던 동네였다. 그런 이곳이 침체기를 맞이한 것. 섬 지역 곳곳에 연륙교가 놓이며 교통 여건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 작년 9월 말, 만호동 해산물상가를 중심으로 한 건맥 1897 축제가 개최되면서부터다. 목포시가 낭만항구 목포 브랜드와 함께 시원한 맥주와 건어물 안주를 곁들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펼친 것이다.
만호동은 한때 번성했다가 세월의 변화만큼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상인과 주민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옛 명성을 찾고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이번 건맥 1897을 통해 건해산물 상점가를 중심으로 주민과 지역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데 함께할 것이다.